자수책거리병풍
부산시지정문화재
지정번호 : 제74호
지정일자: 2006-11-25
이 작품은 화면에 배경 없이 책을 중심으로 문방구와 도자기, 고동기(古銅器), 소과(小菓) 등의 기물(器物)을 배치한 나열식 책거리그림을 본으로 하여 비단에 전통 자수로 제작한 8폭의 병풍이다. 병풍의 내용은 학업정진(學業精進), 입신출세(立身出世), 재복(財福), 자손번창, 무병장수 등으로, 10대부터 80대까지 사람들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각종 기물을 통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이 자수병풍은 기물들의 표현이 아주 세밀하고 사실적이며 형태가 정확하고 반듯할 뿐 아니라, 명암법과 투시도법이 적용된 점, 그리고 색채도 강렬한 원색보다 고아하고 은은한 톤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수준 높은 도화서 화원이 밑그림을 그리고 궁중의 수방(繡房)에서 궁수(宮繡)를 놓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묘사된 내용으로 보아 홍문관, 독서당, 규장각 등 궁궐의 입직소(入直所)에서 사용하였거나, 내사품(內賜品)으로 양반가의 사랑채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19세기 중반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자수 책거리병풍은 책가도(冊架圖)의 내용 구성이 우수하고 자수 기법이 다양하며, 자수에 사용된 명주실의 나염 상태는 격조가 높다. 더욱이 수본(繡本)으로 제작되어 군더더기 없이 정제되어 있으며, 8폭의 그림마다 각각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등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문화재의 효율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2015년 3월부터 부산대학교박물관에 위탁보관 중이다.